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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2015년, 성북구 평생학습과 포토에세이집 발간에 즈음하여.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은 여행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사진은 그것을 찍는다. 디지털 카메라는 누구나 쉽게 생각을 담아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나는 사진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처럼 카메라는 새롭게 일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낯섦의 감정을 담아내고, 여행자의 설렘처럼 새로움을 찍어낸다장소의 이동이 아닌 다른 시선만으로도 신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사진이 우리에게 낭만적인 여행으로 초대한다.

 

 여인이 광장을 걸어가고 있었다. 사연이라도 있을듯한 모습에 셔터를 눌렀다. 아침에 내린 비인 듯반영을 찍어내기에 좋았다.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에 고인 물은 빗물이 아니라 바닷물이었다. 밀물이 광장을 덮고 난 뒤였다. 이방인에게 풍경은 달리 해석된다. 바다 위에 왕국을 건설했던 그들의 긴박함과 처절함이 가슴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항상 자신의 시각으로 프레임 속에서 세상을 재구성한다. 외곡이든 착시든 새롭게 만들어낸 이야기는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다시 그곳으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사진은 과거의 회상과 미래로의 여행을 주선해 준다.

피렌체의 밤거리, 노란 벽면과 파란 하늘이 고흐를 떠올리게 했다. 파랑과 노랑으로 색칠했던 밤의 카페테라스대낮의 강렬함을 담아 그린 해바라기는 고흐의 어떤 감정을 표현했을까나에게 피렌체의 밤거리는 노란 벽의 화려함과 파란 하늘의 신비를 통해 여행지에서의 들뜬 마음을 표현하고자했다고흐,  존재에 대한 물음의 답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 이런 풍경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본 작품은 사진 강좌 수강생들이 찍은 작품이다. 그늘 속의 꽃잎이 햇살에 비춰져 화들짝 놀란 것은 꽃잎이 아닌 김인숙 작가 자신이었으며, 석양으로 걸어가는 젊은이들에게서 꿈을 떠올린 사람 역시 육금자 작가 자신이었다감정과 감동은 우리의 내면에 있는 것이다. 시선은 세상을 천국과 지옥으로 보여준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그곳에서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사물이 말을 걸어 오 듯, 일상 속에서도 문득 문득 르네상스를 떠올리곤 한다르네상스는 시간이며 공간이다. 사진은 사각 안에 무한 가능성을 제공하고, 의도함에 의하여 어디로든 떠날 수 있게 한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사진이 여행임을 체험할 수 있다.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사진가들의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설레는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