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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서울대 암병동에 전시하다. 소지연작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몇 년만에 수필반을 찾았다. 나름, 강한 의욕을 가지고 찾아간 것이다. 많은 분들이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정겨운 사람들! 글과 그림, 그리고 사진을 찍는 행위는 다같이 내면의 응어리를 풀어 내는 작업이다. 그럼으로써 스스로를 찾아가는 것이다. 글과 사진, 텍스트와 이미지는 융합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융합이라는 긍정성을 알고 있지만 이미지가 텍스트를 만난다는 것이 바로 사진가에게 텍스트 구사 능력과 관련이 있다. 

나는 종로구 인사동에서 스튜디오를 처음 열었다. 신랑신부들의 웨딩촬영은 창경궁에서 찍었다. 턱없이 부족한 주차시설과 하루에도 몇쌍씩 찍어야 했던 그 시절 그때를 생각이 떠오른다. 항상 이마와 등줄기에 항상 땀이 흥건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 비하면 젊은 시절이다. 창경궁 입구 건너편에 화장실이 있었던 자리에 서울대병원 암병동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시장에서 내려다보이는 창경궁의 전경은 과거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문우이다. 글과 그림에 능한 소지연선생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다. 병원의 복도에 그림을 전시했지만 환자보다도 전시를 한 소지연선생 자신이 더 치유 된 듯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나는 항상 그림과 노래에 능한 사람이 부럽다.

빨녹파, 색깔만 바뀌었을 뿐인데. 그 사진 앞에 같은 색의 의상을 입은 여인을 세웠다. 나이가 들수록 원색을 입어야 화사해진다. 그럼 지금도 화사한 나는 나이들면 어떤 색으로 입어야 하나.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고 그림보다도 아름답다. 또한 이 사진이 그들에게 기쁨이길 바란다. 


서울대 암병동에 전시하다. 소지연작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