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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Book 포토리뷰

<생각을 바꾸는 생각>, 어른 아이의 몸부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어른 아이의 몸부림.

인간은 자연에서 배운다. 이만한 학습장도 없다. 자연은 편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순리를 거스르면 반듯이 댓가를 치른다. 성급하게 황금거위의 배를 갈라 황금알을 탐해서는 안되 듯, 절차를 거쳐야 결실을 거둘 수 있다.  

"산누에나방의 고치를 관찰해보라. 어느 날 나방이 고치의 작은 구멍을 뚫고 나오기 위해 힘쓰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노력의 시간은 길지만 나방은 머지않아 완전한 나방으로 나타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칼이나 가위를 이용해 구멍으로 넓혀준다면 나방은 쉽게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 나방은 부어오른 몸과 작고 쭈그러진 날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린 나방은 평생 기어다니기만 할 뿐 날지 못할 것이다." <생각을 바꾸는 생각>의 맺음말 중에서.


얼마전 '를 찾는 나'라는 사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을 통하여 자신을 만나자는 취지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으면 '가장 나다운 이미지'를 고른다. 고른 이유를 글로 쓴다. 한 명은 의자에 기댄 모습을 골랐다. 현재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했다. 어린시절 부유한 환경에서 고민없이 성장했고, 결혼해서도 남편의 극진한 배려 속에만 살았다고 했다. 말만하면 뭐든 해결되는, 일명 공주였다. 중년이 된 지금도 영화 관람을 하거나 식당에서 식사를 혼자서 하지 못한다고 했다. 실패와 좌절을 겪고 다시 일어서는 연습을 못했다. 어른 아이였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실패에서 배우며 세상과 소통 수 있는 기회를 잃은 것이다. 그릇된 가족 사랑은 그녀에게 '부어오른 몸과 작고 쭈그러진 날개'만을 선물했던 것이다. 걸어가는 어른의 뒷모습에서 흐느끼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현재, 그녀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삶이란 '어른의 완성'이 아니라 아이와 어른 사이에서 배우며 한걸음씩 내딛는 것이다. 장애와 극복은 나에게 내려준 소중한 선물임을 산누에나방은 가르쳐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