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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Book 포토리뷰

지미스 홀을 감상하며, ku 시네마테크를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정보는 정보만으로 움직이기보다 사람의 관계 속에서 생성된다. 아낙들의 수다에서처럼. 모처럼 만난 고향친구가 가르쳐준 KU 시네마테크, 그곳에는 작품성있는 영화상영과 수요일에는 인문학강의도 이뤄진다는 정보를 접하고 처음 찾아간 그곳에서 지미스 홀이라는 영화를 봤다. 미리  예약하고 준비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어렵게 찾아간 곳에 그 시간에 했던 영화라서 봤고, 영화가 시작되면서 뭔가 이상한 기류를 접할 수 있었다. 그 영화가 처음보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에 어안이벙벙! '젠장, 이런 정신머리하고는...'라며 푸념을 쏟아냈지만 잠시후 영화를 이해하는데 수월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무조건 나쁜 것은 없다.


아일랜드의 시골길, 전원적인 분위기로 영화는 시작된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관객의 이해를 돕는 영화의 진행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삶의 변화상을 엿볼 수 있었다. 주인공 지미의 영혼은 자유를 꿈꾸고 있었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를 원했다. '더불어 살아가는', '함께 거기에 있음'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마음의 고향은 마을회관이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춤을 추고, 함께 울고 웃었던 그곳에서 이념의 시각은 공산주의자를 만들어냈다. 

감정이입으로 빠져들게 만든 것은 두명의 여자였다. 노모와 옛애인의 등장은 나에게 선택과 갈등을 조장하기에 이른다. 영화 포스터에는 어떤 댄스홀에서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듯 보이지만 감독은 한 인간의 삶에 대한 조명이었으며 그 안에서 인간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자유의지를 끄집어 냈다. 연어의 귀소본능처럼, 인간에게 고향이란 육체와 영혼을 안식하게 해주는 곳이란 의미에서 주인공에게 고국이 행했던 행위는 가장 강력한 조치였다. 죽어서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지미에게 지미홀이란 영화는 죽어서라도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풍경은 잔잔했지만, 인간의 의지가 거칠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나는 내 마음안에서 나를 찾아서 얼마나 적극적 시도를 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그를 통해 얼마나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끼는지 물어본다. 더불어 대형영화관에서 짧은 상영일자와 또는 무대에 설 수 없는 영화들을 선별하여 보여주는 곳에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컨템포러리 웬즈데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예술과 인문학을 논하는 곳이 있다는 것에 건국대학를 높이 평가하게 된 하루였다. 조만간 나는 수요일 저녁이면 그 극장안에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지미스 홀을 감상하며, ku 시네마테크를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