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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야간열차 타고 동해로. 연합뉴스 마이더스 3월호 칼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야간열차! 듣기만 해도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마음은 어느 덧 학창시절로 가있다. 기차여행은 바쁜 도시인들에겐 언제나 로망처럼 들린다. 기차는 새벽 4시반 일행을 동해바다로 데려다 준다. 무박이일의 여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설렘과 함께.

동해바다는 거센파도로 우리를 맞는다바위에 올라 기념촬영으로 응답한다손을 흔드는 모습이 덮쳐오는 상황 속에서 구조요청처럼 보인다바위로 밀려오는 포말이 긴박감을 주며 시선을 끌게 한다차가운 바다바람이 코 속을 후비며 그날의 기억을 또렷이 담아낸다.

대관령 삼양목장에 오르다눈오길 기도하고 잠 들었던 아이의 꿈은 이뤄지지 않는다꿈이 이뤄졌던 날이다아이처럼 뛰어 다니며 즐겁다아이가 된다바람 한점 없는 날이다사진가에게 잔잔함이란 아이에게 눈이 내리지 않은 아침과 같다.

또 다른 사진 놀이다환영놀이이다눈싸인 산맥이다단지 그렇게 보라는 말이다. 3-4m앞에 펼쳐진 몇평도 안되는 곳을 찍은 것이다. “오겡끼데스가” 영화 <러브레터>가 떠오른다.

정동진의 바닷가여명 아래 거센 파도를 찍는다카메라의 장노출은 파도를 안개로 만든다약속처럼 무엇처럼 보이느냐고 물어보고안개라고 대답한다아이의 솝꼽놀이가 시작된다

글은 현재형으로 서술되고 있다여행전체를 예지자의 입장에서 보라 본 것이다글에는 사진놀이를 소개하고 있다기념촬영놀이와 환영놀이단순한 기능의 사진찍기 속에 숨겨진 놀이들이 마음을 즐겁게 한다. 특히 여행사진은 세번 셀렌다. 떠나기전, 현장에서 만났던 장면에서, 나녀와 사진 속의 추억을 회상하며. 여행의 기억은 미래의 어느 공간에서 흥겨운 춤을 출 것이다이것이 사진으로의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다 


야간열차 타고 동해로. 연합뉴스 마이더스 3월호 칼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