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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새벽,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바닷바람이 불었다. 차갑지도 않은 겨울 바람이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 항상 새벽시장에 가면 분주함에 세포 하나 하나가 살아난다. 야간열차를 타고 부산 도착, 찾아온 곳이 자갈치시장이었다. 닫힌 가게들 사이로 화려한 불빛이 눈길을 끌었다. 나의 카메라는 시장길목에서 찍고 있었다. 자전거 사이로 떨어지는 빛의 그림자를 찍는데 자전거 주인은 휙하니 어디론가 떠났다. 재빨리 셔터를 눌렀는데 느린 셔속이 매력적이다. 

막 떠나가는 자전거가 자태를 뽑내는 사진이다. 가로등과 가게 앞을 비추는 불빛이 뒤섞이면서 색감의 대비가 다채롭다. 바닥을 흥건하게 흘러내린 물감이 포근했다. 아직은 인적 드문 상점들, 분주하게 움직일 잠시 후를 그려본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것은 더 긴 하루를 선사받는 것이다.

도매상인가보다. 시장의 시작하는 곳이다. 일찍부터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의 발길이 관광명소임을 말해주고 있다.

가끔씩 지나가는 사람들이 카메라에 들어왔다. 상점 앞에 진열될 상품들을 예견할 수 있는 간판들이 고요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침이 평온하다. 나의 눈빛은 프레임 속에 담아낼 피사체를 찾으려 혈안이었다. 찍을 거리란 내가 만드는 것이지 누구나 공감하는 그냥 유명하고 멋지다는 것은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세상은 모두가 프레임이요, 나 스스로에 의해 완성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 카메라를 든 나는 항상 설렌다. 내가 만들어낼 또 다른 세상을 기대하면서.


새벽,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