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항상 그리운가? 왜, 그리운가? 가서 보면 될 게 아닌가? 아니다. 보고 있어도 그립다. 그게 고향이다. 고향이란 단어에는 공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고향은 시간과 공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옆에 있음에도 외롭고, 보고 싶고 마냥 그리움 속에 빠져들게 한다. 그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이 외형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다. 마음의 고향이라고도 한다. 그곳에 가도 마냥 보고 싶고 그립다. 미치도록.
동네 어귀를 돌 때면 항상 어린시절로 돌아간다. 사람이 그립고,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그립다. 어찌 그런 그리움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사진 속에 그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나는 항상 안간힘을 쓴다. 그러면 그럴 수록 더욱 그리움으로 아린다. 이왕 그리울 거라면 더 세게.
그리움, 좋은 감정일까, 나쁜 감정일까?
어머니의 공간이다.
설걷이를 마치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진을 찍었다. 창가에 햇살을 받아 노란 껍질이 영롱하게 비춰진 양파와 양념통, 잔광이 냉장고의 손잡이와 쌀통을 드러내고 있다. 부엌전체를 보여주며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어머니의 일상이다. 바쁨! 어머니도 그리움을 대표하는 존재다. 항상 그립다. 어린시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존재가 어머니 아닐까? 어머니란...
토마토가 치맛 속 속살처럼 시선을 끈다. 어찌, 시장의 억지로 익은 과일이 이런 진정한 맛을 보여줄 수 있을까? 비바람을 맞으며 견뎌낸 반들거림이 사랑스럽다. 밭이다. 포토밭 옆에 있는 밭이자, 아버지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나는 그곳을 아버지의 놀이터라고 부른다. 상추, 토마토, 늙은 오이가 자리잡은 밭이다. 녹색열매가 있었기에 붉은 색깔의 토마토가 인정받을 수 있다. 더운 여름이 있었기에 더욱 선선한 가을바람이 가치를 더하듯.
아무튼, 고향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항상 나를 기다린다는 믿음이 나엑 힘을 준다. 그리운 고향!
고향은 항상 그리운 것, 보고 있어도 그립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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