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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찰나를 기억하는 나, 나를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이란 좋은 놀이감이다. 이런 놀이가 또 있을까? 한 장의 사진으로도 많은 애깃거리와 거기애서 파생되는 다양한 상상들이 넘실거리니 말이다. 성능 좋은 상징언어나 금은 보화가 가득한 보물꾸러미 이상으로 사진은 항상 우리를 설레게 한다. 흡연가의 한까치 담배처럼 사진은 자연스런 말걸기의 계기를 제공한다. "이거 어때요?" 또는 "이거 어디서 찍은 거예요?" 뭐 이런 말들은 관심의 표현이다. 차가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떻게든 낯선 사람에게도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일말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더욱 그렇다.

몰입, 나와의 소통. 사진은 찍히는 자와 찍는 자의 정겨운 대화를 주선한다. 누군가가 찍은 사진이다. 그 곳에서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이 상황을 나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일단 사진을 찍고 있는 중이고, 찍어야 할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제정신이 아니란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난 이 시점에서 몰입하고 있으며, 상대에게도 몰입을 강요하고 있다. 둘만의 내적 거리감은 제거하는 동시에 깊은 밀착상태를 갖는다. 이것이 나의 사진 찍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몰입은 사이에 그 어떤 이물질도 끼어들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둘만의 대화, 그래서 몰입이란 최적의 소통 상태인 것이다. 

야단법석을 떨다. 누구보다 발걸음이 빠르다. 그러나 육체적 움직임은 나의 생각을 따르지 못한다. 그게 불만인 나는 야단법석을 떨곤 한다.  과연 무슨 생각을 하기에 생각과 행동이 같아야만 하는가 라는 불만이 주변인들에게 들리 곤 한다. 내가 야단법석을 떠는 건 나 스스로에게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이다. 만남을 갖기위한 액션인 것이다. 과정을 만드는 것이자, 그 과정에서 색다른 걸 얻어내고자 하는 의지이다. 그것은 체험에서 얻어진 노하우라고나 할까? 

찰나를 기억하는 나, 나를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