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이면 사진을 찍는다. 의미를 부여한 <남기기>를 위한 것이다. 이 사진의 목적은 일단 찍어 놓고 보기이다. 일상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함께 이곳에서 있었던 의미(사람들과의 관계 포함)를 간직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은 그렇다. 함께 있었던 사진으로부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왜, 무엇을 이곳에서 나누며 결론 지으려 했는지, 아니면 결정을 내지 않더라도 과정에서 느꼈던 의미들을 담아두려는 것이다.
모자이크 포럼이란 모임의 조찬에서 한 해 동안의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10권이상의 책을 구입하여, 그 책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자기 논리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책 속의 정보와 논리로는 부족함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생각더하기>을 통하여 생각의 근육을 단련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더 컸다. 역사, 철학, 대체의학과도 같은 문제를 오감과 연관된 학문내지는 자기 논리를 만드려는 의도가 될 것이다.
향기 마케터, 커피 바리스터, 플로리스트, 평생학습기획자, 변리사, 은행원, 그리고 사진작가이자 포토테라피스트인 나다. 년초 자신의 계획을 말하며, 그것이 완성되거나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전될 자신을 떠올리며 모두가 설렌다. 지금 내가 무언가를 한다는 것의 의미는 위안이자 의욕의 표현이다. 그들은 스스로 카메라 앞에서 자기연출을 하고 있다. 카메라를 바라보거나 카메라가 찍힐 자연스러움을 위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나는 내가 들어가 누군가가 찍어낼 <프레임의 순간>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끝까지 나의 순발력과 직감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래서 셔터는 내가 눌렀다. 앞쪽에 눈을 살짝 감은 이의 순간 포착 과의 삑사리는 또 다른 자연 스럽게 만들어 주었다. 애써 우끼지 않아도 현장의 정겨운 상황은 담겨져 있다. 또한 자기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몸짓 까지도.
사진은 사각이다. 군더더기없이 말끔하게 사각으로 보여준다. 프레임 속에 정돈된 생각을 담아낸다. 대상과 공간의 짝짓기이다. 짝짓기는 둘 이상은 있어야 가능하며, 서로의 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 공간은 환경처럼 대상에게 영향을 끼친다. 공간도 때로는 대상화 되기도 한다. 한동안 나는 Leica 35mm 렌즈에 익숙해 있었다. 질감도 다르다. 그러나 이 사진은 오래 전에 익숙했던 Nikon 70-200mm 렌즈를 적절하게 조절하여 프레임을 구성했다. 연초점이 갖는 부드러움과 응축의 원리를 통하여 기념촬영을 만들어냈다. 의상의 조화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조찬으로 모인 관계이기 때문에 의상의 통일은 필요없었다. 그대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느낌이 표현되도록 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컵과 음식 찌꺼기들은 그간 나눴던 이야기가 함축되어 있었다. 모두의 표정에선 1년을 계획하고 있었다.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기간, 나를 위해 적금 드는 모습이다. 생각과 학습, 그리고 생각과 실행의 이이짐을 통하여 오늘과 내일이 함께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사진에 담다>, 사진 속에 담긴 이야기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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