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나를 보면 가발을 떠올릴 거다. 머리결도 안좋고 두피관리도 필요하다. 머리감고 쓱쓱 털고 만다. 이런 내가 그런 전문가를 찾아가 마주하고 대화를 나눈다는 건 겁없이 덤비는 것이다. 사진을 찍으며 대화를 나누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용서가 된다는 생각으로 그 전문가를 만났다. 이 영주 박사였다. 만날 때마다 그녀는 책을 뒤적이며 글을 쓰고 있었다. 이 박사는 미용 명장을 준비 중이라 했다. 입구에는 벌써 미용, 이용장의 위용이 그를 대변하고 있었다.
<찾아가는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찍었던 작품이다. 학문에 임하는 자세는 진지하나 가위를 들자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한올 한올 가발을 만들고 그위에 펌을 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어 맞춤 가발까지 만들어내는 기술장인이었다. 미용 명장이란 지위는 인정 받기 이전에 벌써 자격 요건을 갖췄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박사는 <준비하는 자> 였다. 미용명장이 되기 전에 명장의 포스를 갖춘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 사진명장인 내가 찍었다. 블랙의상 속에 감춰진 의미를 대화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후학양성이 꿈인 그녀는 그 목표를 향해 오늘도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직업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같은 일을 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자부심을 갖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자신은 세팅펌과 아이론펌의 전문가라 했다. '누구나'가 아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가는 과정은 만만찮은 고행의 길이지만 겸허히 받아 들이며 한 획을 그어가는 그녀에게서 기품이 느껴졌다. 학문과 체험을 하나로 묶어내어 과정이 즐겁다고 했다. 이 시점에서 친근감이 느껴졌다. 생각이 닮았다고 느끼면서 였다. 나는 지금 이 글을 써 내려가며 나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 있다. 그녀가 말하는 기술이 학문과 만나는 과정이 즐거움이란 걸 공감하는 1인인 바로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이다.
순간의 생각도 놓치지 않았다. 이야기를 하다가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고 있었다. 마치 전광석화와 같이.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시작한 배움에 대한 실행력은 강력했다. 오랜 시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하면서 사다리를 올라가듯 정진했단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손맛>을 말했다. 데이터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촉을 말하는 것이었다. 촉이란 상황에 맞는 자신만의 판단력이다. 내가 자주 활용하는 촬영 방식이기도 하다. 마주하는 내내 머리결이 윤이 났다. 자신의 일에 몰입하는 삶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내는 그녀는 행복한 사람임이 확실했다. 의도하는 삶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 영주 박사는 뭐가 되도 될 거다. 될때까지 하는 사람이니 깐. http://www.yjhair.kr
이영주 박사, YJ 가발 & 두피 탈모 연구소장을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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