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린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문제이다. 인간의 인지는 자주 그 사람의 습관과 바라봄에 의해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아니, 우리 삶 자체가 일루전이다. 이걸 <깜놀>만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로 전환시키는게 창작 행위이다. 그림이나 사진이 그렇고 음악에서도 그걸 활용한다. 예술가는 이런 인지문제를 활용하여 소통을 제안한다. 그 과정에서 소통 행위는 모두를 흥겹게 한다. 파도그림 앞에 선 여인의 사진 속에서 무슨 생각과 환영을 느껴야 하는지 ...
아침, 긴 그림자가 피사체를 비춘다. 벽면에는 어설픈 듯 실제 바다로 착각할 수 없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바닥엔 살짝 푸른 빛이 그림자를 만든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여성의 몸짓은 뭔가 추측하게 한다. 어디를 바라보는 지도 현재의 감정도 상상할 수 없다. 피사체와 바다 그림만 잘랐다면 바닷가로 보일까? 바다그림이 있는 것으로 봐선 근처에 바다이며 파도소리도 들릴지 모른다. 불확실한 사진들은 항상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어떤 이야기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한다. 언젠가 여행갔던 바닷가가 떠오를 수도, 피사체로 등장한 여인에게 생긴 일을 상상할 수도, 파도의 크기로 봐선 동해바다일 거란 추측도, 가난한 화가의 놀이터인지도 상상하게 한다. 이 상황들을 글로 파고 들면 그냥 책 한 권 이요, 이걸 철학적 사유를 시작하면 책이 시리즈로 나올 수도 있다. 여인의 가방 크기로 봐서 2-3일간의 짧은 여행일 수 있다는 생각과 어떤 계획을 세우고 왔을지도 궁금해진다. 다시, <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과 삶의 의미> 뭐, 이런 제목도 바로 나온다. 사진이 얼마나 괜찮은 놀이인지 또 다시 물으며 입을 열게 된다.
일루전이라는 놀이, 사진 속의 이야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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