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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장소를 만나다

이런 섬, 어디 없을까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상상의 섬>을 찾는다. 바램이다. 한번 가볼려고 한다. 기존 사진에서 찾으려니 힘들다. 택도 없다. 조각모음처럼 짜깁기를 하려니 왠지 엉성하다. 이 글을 읽고 자신이 다녀왔던 섬을 소개해주면 좋겠다. 조건이 있다. 서해안이다. 강화도 외포리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려한다. 그 섬에는 배가 하루에 두번만 들르는 곳이면 좋겠다. 사람들이 많이 갔던 그런 곳은 별로다. 내가 원하는 괜찮은 섬은 풍광이 아니다. 그런 풍광은 긍정적 시선으로 내가 만든다. 숙소는 있으되 민박이면 좋겠다. 예약은 안하고 가려한다. 오전에 들어가 섬에서 섬사람들을 만날 작정이다. 나에게는 카메라가 있고 <photo play>란 무기가 있다. 동네 사람들을 사진 찍어줄 생각이다. 프린터도 가지고 간다. 드론도 날릴 것이다. 이것이 첫만남에도 쉽게 친하게 되는 노하우이다. 최소한 말은 통하니깐, 외국보단 낫다. 돈을 아끼거나 얹혀서 뭉게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정겨운 광경을 만들려는 것이다. 뭐랄까, 장소헌팅! 새로운 곳을 만나는 행위 정도?

여러 장의 사진을 찾았다. 숙소에서 바라보면 바다가 보이면 좋겠다. 마루에 앉아 담장너머 바다를 바라보고 파도와 갈매기 소리를 들으려 한다. 섬사람은 친절하지 않고 거친 뱃사람이어도 좋다. 그 사람들은 순수한 사람이어서 금방 친해질 수 있다. 밤이면 지나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도 작은 상점의 고독한 주인을 만나면 좋겠다. 아침엔 살짝 뿌연 안개같은게 있음 괜찮겠다. 저 너머에 아스라히 섬이 보이는 장소가 있으면 더 좋겠다. 섬까지 배를 타고 2시간정도! 너무 가깝거나 너무 멀지 않고 그 정도시간이면 배안에서 섬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햇살은 맑았으면 좋겠다. 아침 그림자가 벽면을 연하게 색칠하고, 뭔가 사람들이 고객을 쭈욱 빼고 사진찍기에 몰입할 수 있는 장면이 있으면 한다. 없으면 만들기도 하지만, 너무 없어도 당황할 수 있으니깐. 썰물일때 바다로 한참 걸어나갔으면 좋겠다. 이런 조건, 내가 욕심부리는 건가? 근데 이런 조건의 섬이 있기는 한 건가? 참말로.

이런 섬, 어디 없을까나?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