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승휴 칼럼/Photo Essay

2019년 구정, 고향집을 바라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드론은 과학이 준 선물이다. 드론은 매의 눈이다. 그냥 새의 눈이 아니다. 예리하게 순식간에 <그것>을 찾아내 찍는다. 평면에서 입체로의 변환은 자유로운 영혼을 선사한다. 새처럼 하늘을 날며 원하는 세상을 접한다. 때로는 유유자적, 빙빙 돌며 아래를 바라본다. 놀란다. 보지 못했던 빛이나 이 보이기 시작한다. 점점 사진찍기 놀이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우리집이다. 하늘에서 새들이 보고 있었던 고향이다. 집 뒤로 자란 대나무가 눈에 띈다. 소나무 동산이 이제는 대나무 숲이 된 것이 아쉽다. 집앞에  난 길이 정겹다. 아침이면 산 너머에서 해가 떠 오르던 그 산은 나의 꿈을 키운 곳이다. 포도나무, 그리고 대나무 숲이 고향 집을 상징한다. 나무들의 긴 그림자는 아침임을 말해준다. 대나무는 머리카락이며 길 앞의 은 얼굴처럼 보인다. 사진 속 계곡의 뿌연 질감은 또 다른 환상을 불러 일으킨다. '나의 살던 고향..'이란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그 시절이 그립다. 고향은 지금 어떤 방식으로든 나를 손짓한다. 드론은 나에게 색다른 고향을 선물한다. 2019년 구정은 이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