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과학이 준 선물이다. 드론은 매의 눈이다. 그냥 새의 눈이 아니다. 예리하게 순식간에 <그것>을 찾아내 찍는다. 평면에서 입체로의 변환은 자유로운 영혼을 선사한다. 새처럼 하늘을 날며 원하는 세상을 접한다. 때로는 유유자적, 빙빙 돌며 아래를 바라본다. 놀란다. 보지 못했던 빛이나 색이 보이기 시작한다. 점점 사진찍기 놀이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우리집이다. 하늘에서 새들이 보고 있었던 고향이다. 집 뒤로 자란 대나무가 눈에 띈다. 소나무 동산이 이제는 대나무 숲이 된 것이 아쉽다. 집앞에 난 길이 정겹다. 아침이면 산 너머에서 해가 떠 오르던 그 산은 나의 꿈을 키운 곳이다. 포도나무, 그리고 대나무 숲이 고향 집을 상징한다. 나무들의 긴 그림자는 아침임을 말해준다. 대나무는 머리카락이며 길 앞의 집은 얼굴처럼 보인다. 사진 속 계곡의 뿌연 질감은 또 다른 환상을 불러 일으킨다. '나의 살던 고향..'이란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그 시절이 그립다. 고향은 지금 어떤 방식으로든 나를 손짓한다. 드론은 나에게 색다른 고향을 선물한다. 2019년 구정은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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