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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건강보험공단, 그들에게 자존을 강의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건강보험공단에서 강의요청이 왔다. 그것도 고향인 대천하고도 무창포해수욕장의 비체팰리스에서였다. 고향에 갈 요량으로 흔쾌히 수락했다. 전날 고향에서 편안한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강의장으로 갔다. 바다가 보이는 콘도앞 벤치에서 모닝커피를 마시며 강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강의자료로 쓸 이미지들을 30분전에 촬영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좋은 직장임을 알 수 있었다. 동료들을 비롯한 상사들과의 관계도 편안해 보였다. 모두들 어우러져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미리 가지고 간 카메라를 꺼내어 자유포즈를 취하게 한 다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것은 몸의 움직임을 통해서 그들의 스타일을 읽어내는 것을 시연하는 강의자료였던 것이다. 항상 그렇지만 사진찍는 일은 서로에게 즐거움이다.

강의시작 5분전, 사진을 찍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본능처럼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그리고 강의 중에 이 여성이 '공주적인 기질이 강함과 적극적이며 보통 이상의 활달한 성격을 소유자' 임을 말해줬다.  사람들은 자신이나 타인의 내면을 읽어내는 일에 관심이 많다. 나의 평가에 동료들뿐만 아니라 본인까지도 공감하기에 이르렀다.  그 방법은 이러하다. 카메라를 집어 든 손가락의 모양과 몸을 돌려 동려를 부르는 몸짓에서 에너지가 넘쳐흐름으로 그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그렇게 사람은 몸짓만으로도 그 사람의 스타일을 읽어낼 수 있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보라는 조언도 놓치지 않았다.

사람들은 사진 찍기에서  궁금한 게 두가지 있다. 그것은 찍는 방법과 찍히는 방법이다.  인물사진에 관해서 기본적인 룰이 있다. '남자 일자, 여자 꼬고'. 말인 즉슨 남자는 남성스럽게 1자 자세를 취하고 여자는 S라인으로 포즈를 취하면 된다는 말이다.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 이렇게 하면 50%는 먹고 들어간다.

2시간 강의에서 두번째 시간을 시작하면서 자주 쓰는 방법이다. 강의의 만족도를 표현하라고 동영상을 찍으며 고함소리를 유도한다. 그러면 자신이 함성을 지르고 스스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일거양득이라. 이렇게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에게 삶이 결코 지루하지 않음을, 보려고 하면 할 수록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말해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나는 그날 무지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