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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기업은행 조찬 특강,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내 책장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책들이 제일 많다. 그를 다양한 각도에서 해부하여 여러 작가들이 쓴 책들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융합적 사고에 대한 내용을 좋아한다. 그의 천재성은 지속적 노력과 영감에 의해서 완성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행적을 뒤짚어보면 몰입하며 즐겼다는 사실이다. 창의적 사고, 우뇌적 상상력이 삶을 얼마나 흥미롭게 만들 수 있는가를 논하고자 한다. 

사람은 타고난 기질이 있다. 감성과 이성, 그리고 후천적 환경에 의하여도 영향을 받는다. 그것이 바로 직장이다. 나는 퇴직한 남성과 가사에 전념했던 여성들에게 놀이로의 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여성들은 감성적이면서도 이성적인 적응력이 꽤 빠른 편이나, 좌뇌적 직장생활을 많이 한 사람들의 경우는 감성적 접근을 활용한 사진찍기와 사진읽기에 힘겨워한다.

"기업은행에 저축하면 기업을 살립니다."

광고효과를 잘 냈던 광고로 요즘 통한다. 한 문장 속에 두개의 단어가 담겨있다. 기업은행도 기업이다. 나에게는 TV 광도를 잘한 기업으로 기억되지만, 나의 기업특강을 하게된 인연이 있는 기업으로 이제 통한다. 

기업임원들의 강의는 준비하는 과정이 꽤 철저하다. 이번에도 그랬다. 그럴때면 더욱 신경이 쓰인다. 강의가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에서 오는 문제발생의 가능성때문이다. 강의 교안은 keynote로 짜놓고 맥북, 아이패드, 그리고 멜에 파워포인트로 변환해서 올려놓고 갔다. 일의 변수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가올지는 누구도 모른다. 이런 예감과 준비는 오랜세월동안 경험한 사진가의 삶에서 생긴 습관이다. 프로의 자존을 다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하면 맞을 것이다. 현장에서 허둥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 강의직전 잠시 메인 자리에 앉아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만드는 등, 준비하는 사람들의 배려가 보였다. 은행장의 건너편에 앉아서 그분의 밝은 미소를 만날 수 있었다. 푸근한, 훈훈한,...

생뚱맞게 두장을 사진을 보여주는 이유가 뭐냐고 의아해 할 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사진강의에서 필요한 것이다. 물론 나에게 강의를 요청한 것은 대학교수스타일의 학구적 내용의 따분함을 이른 아침부터 느끼고 싶지 않음이었기에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갖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자뻑성 분석을 해본다. 맞다. 나는  재미 속에서 내용 전달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학구적인 것은 책과 인터넷에 있다고 본다.

이 사진의 작가는 70세가 넘은 여성이다. 물론 나의 수강생이었고, 특히 은행권 출신이었다. 그녀가 꼼꼼한 성격인 것도 사실이지만 오랜 세월 직장에서 젖었던 좌뇌적 업무스타일이 그녀에게 감성적 접근으로의 사진찍기가 얼마나 고단한 일이었을지. 그러나 1년이라는 시간이, 아니 즐김이 그녀를 세상과 조우하는 결실을 안겨줬다. 학습된 미학으로만 사진찍기를 임하며 자신의 생각을 다르게 하기에 익숙치 못했던, 다시 말하면 누가 찍었는지를 알아볼 수 없는 일반적 사진찍기를 했던 그녀가 수업을 통해서 만들어낸 결실이라는데 그 예시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제목은 '가을을 노래하는 갈대', '하늘을 날고 싶은 코스모스'이다. 사물을 2인칭 시각으로 표현했고, 그 사물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자신의 것과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상상을 해낼 수 있는 것이라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결론적으로 좌뇌적 활용이 많은 직업군에는 사진을 활용한 우뇌활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업무이든지 창의적 사고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강의 참여자 몇 명의 작품과 강의전에 촬영된 직원들의 사진이다. 초상권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화면의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다시 찍었다. 이정도의 화질이라면 누군지도 모르지만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참여자가 찍은 사진으로는 그의 스타일을 알아 낼 수 있음이며, 자연스럽게 찍어준 사진에는 그의 몸짓이 있다. 이 두가지 만으로도 그를 알아 볼 수 있는 단서가 있음을 보여주는 강의로 활용되었다.

강의를 경청하는 그들의 모습들에서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다. 완벽에 가까운 준비와 강의에 임하는 임원들의 적극성이 그 회사를 신뢰받는 곳으로 만들 수 있었으리란 교훈을 얻으며 마무리되었던 조찬강의였음이 틀림없다. 이제 기업은행은 7시면 무조건 퇴근이라는 현행장님의 지시에 따라 잔무에 시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 한다. 남은 시간은 개인에게 좌뇌적 업무에서 벗어나 감성적 세상보기를 권하고 싶다. 사진찍기와 그것으로의 놀이를 권한다.


기업은행 조찬 특강,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