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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중앙대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

가르침이란 배우는 것. 중앙대 인물사진컨텐츠 전문가과정과 포토테라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여간 든든한 게 아니다. 사람에 의해서 희로애락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모든 것은 내 안에서 생성되고 소멸된다. 주변은 영향을 끼치지만 그것을 조절해야 할 사람 또한 나다. 그러나 나에게 사람들이란 함께 한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사람에게 나의 사진세계를 말하고 있었다. 그 영향력의 중심선을 강력하게 하기위해 고단함도 무릎쓴다. 사람이 있다는 것은 뭐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몇일전 새벽에 나에게 메시지가 하나 전달되었다. 아니 더 몇일전 수업시간에 제자의 작품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울컥 기획해 버린 오픈 강좌가 바로 이것이다.

나는 13년전, 그러니깐 2001년 나의 스승으로부터 후배들에게 강의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런 일은 처음있는 일이어서 한달전부터 머리를 싸매고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점을 기화로 나는 자신감이 생겨나고 누군가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에 매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참으로 흥미로운, 나를 갈구며 또 다른 나의 위상을 만들게 했던 그 계기. 나도 그들에게 스승이었기에 그 맛을 보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들이 추가적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용은 이렇다.

현재 강의하고 있는 강남구 여성능력개발 센터의 포토테라피반에서 인물사진 강의를 계획했다. 중앙대 인물사진컨텐츠 전문가 과정의 제자 3명을 강단에 올렸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 속에 긴장감어린 상황은 시작되었다.

이영모사진가의 어머니에 대한 작품이었다. 15분 강의였는데 중간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는 그를 보았다. 중간 중간에 눈물을 닦으러 나가는 사람들도 보였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아마 자신들의 어머니를 떠올리는 중이었을 것이다. '어머니', 아무리 불러도 수천번을 대답해주시는 존재. 그 존재는 여자가 아닌 그냥 어머니이다. 누구에게나 그들의 가슴 속에 존재하는 어머니. 

황의진 사진가이다. 중앙대 과정을 2년째 다닌 찐득이. 드디어 작품이 완성되었다. 창작은 스스로 실행되어지고 스스로가 느껴야 결실이 튼실해진다는 것을 나에게 가르친 제자. 나와는 동갑이고, 2년차 나에게 보여준 성실성은 나를 감동케 했다. 어색했던지 긴장하느라 말을 잊지 못하는 그 어색함을, 그러나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전달하고자 했던 그의 2년의 생황이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리고 추가적 면죄부는 탁월한 작품도 한몫 했으리라. 그의 앞날은 희망적. 

윤종식 사진가이다. 전시를 앞두고 자신이 하는 일로 작품을 진행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무참히 짚밟았던 고약한 선생. 오전에 제안하니 한밤중에 '띵동'하고 멜이 날라왔다. 이 작품이었다.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던, 그에게 자화상을 강요했던 나의 제안에 답을 준 멋진 제자. 이것이 바로 올 한해 힘겨움 속에서도 묵묵히 나를 지키게 했던 에너지 였을 것이다. 몇일후 지금의 틀에 갖힌 자신을 다시 끄집어 내는 작품이 도착했다. 메커니즘의 완성과 더불어 현식적 틀속에서도 왠만큼 깨어져 나온 듯한 만족감을 갖게 했던 그다. 훌륭하게 성장할 것을 기대해 본다.

3명의 발표가 끝나고 익숙한 곳에서 자신의 발표를 여유있게 진행하는 정연호 사진가! 기다림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면서 매력적인 피티를 마쳤다. 

웃는게 웃는 것이 아닌, 긴장의 무게감에 빠져있는 제자들. 내가 그 공간에서 그들에게 던졌던 말, "개 떨듯..."이었다. 아마 그보다 더 떨었을 그들이 그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지는 시어머니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 뭔가를 느끼고, 뭔가를 부여잡고 갈 당당함이 꿈틀거렸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긴장하는 발표자들에게 고개를 끄떡이며 박자를 맞춰준 리액션들이 그날 강단에서 그들이 심장마비를 일으키지 않게 했던 것이다. 교육은 실행에 의해서 체험함으로 바뀌는 것이다. 말로써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 스스로가 그것의 중심에 서야 그것들이 가능해진다.

 

가르침이란 배우는 것. 중앙대 인물사진컨텐츠 전문가과정과 포토테라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