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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춘천 풍물시장 3탄, 장사 달인의 비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장사는 물건을 파는 것만이 아니다. 마음도 판다. 아니, 진정한 장사는 마음을 판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비즈니스를 참 잘하는 사람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크다.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장사 수완이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을 말하는 것이다. 즉흥적으로 물건을 팔아야 할때가 있는가하면 장기전으로 돌입해야 하는 상품도 있다. 춘천 풍물시장에서 사진찍기위해 몇번을 빙빙 돌면서 그들의 장사하는 패턴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길게 줄을 서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그곳에 집착하는 이유도 찾아 보았다. 춘천 풍물시장에도 세상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두장의 사진은 장날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하나는 농산물이고, 또 하나는 공산품이다. 장사하는 사람과 그의 물건은 많이 닮아 있다. 공산품은 기능을 설명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격과 성능면에서 월등해야 물건을 팔 수 있다. 그러나 채소는 다르다.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처럼, 채소를 파는 사람은 여유롭다. 채소의 신선도를 비롯한 품질은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물건을 팔지 않는다. 마음을 판다.  아이와의 눈인사, 그 사이에는 신뢰가 살아난다. 춘천에 살며, 농사를 짓는 분일거란 추측을 해본다. 믿음으로 주고 받는다. 이것이 시골의 풍경 아닐까?

간판에 붙어 있는 것처럼 호떡 집이다. 그것도 옛날 호떡. 추억을 먹기위해 붐빈다. 엿장수의 엿에는 재미가 묻어나는 것처럼, 옛스런 것들에 대한 갈망이 상품에 포함된다. 길게 줄이 늘어선 곳은 전병집이다. 이곳 전병은 다른 곳과 다르다. 팥을 넣어서 만든다. 일명 'different'이다.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일행이 사온 그 전병을 먹어 본 결과, 그것에는 찐득 찐득하게 정도 묻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날, 장사를 하러 나온 사람들은 전쟁터에 나온 것이다. 노닥거리지 않았다. 오늘 아니면 잠재 고객이라도 확보해야 하는 게 장사꾼들의 철칙이다. 한시도 쉬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을 팔고 있는 그들에게서 '나'라는 존재는 무슨 상품이며, 무엇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춘천 풍물시장 3탄, 장사의 달인이 말해주는 비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