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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사물 속에 숨겨진 비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았던 것.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사물이 도구의 굴레에 갇혀 있는 것을 꺼내주는 행위가 예술이라고 했다. 그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예술 운운하기 전에 일상의 사유 속에서도 충분히 사물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길을 가다가, 음식을 먹다가, 수다를 떨다가도 갑자기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 프레임 속에서 그들의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

숯불구이집에 가면 누구나 볼 수 있는 물건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의 역할을 단순하게 규정하지만 살펴보면  다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숯불이란 말만 들어도 정겹다. 왠지 정서적으로 온기가 느껴지고, 그걸로 구어먹으면 힘이 불끈 솟을 것만 같다. 연기를 빨아 들이는 연통이 높낮이를 조절하면서 쓰여지고 있었다. 한참을 구워먹을때는 연기를 배출하는 역할을 했다. 물론 그것은 그의 고유권한이자 목적이었다. 그러나 불길이 약해지자 숯불 가까이로 연통을 들이대자 붉게 불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양면성, 그 영향의 객체과 주체가 바뀌는 것. 연기를 배출하는 역할을 피동적이다. 연기가 배출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구조였다면 불길을 더욱 강하게 하는 것은 주도적으로 영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 중심축의 이동이었다. 양면성은 누구나, 어떤 사물에게나 있을 법한 일이다. 언제 어디서 누가 발견하느냐의 문제이다. 항상 일방적이지 않다는 논리를 종업원의 행위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고기를 구워내며 연기를 발생했고, 그 근원이 되던 불길이 약해지자 다시 죽어가는 불길을 살리고 있는 모습에서 였다. 

사물 속의 숨겨진 비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았던 것이란 제목을 붙였다. 보이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과 자세히 살펴봐야 보이는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사물의 은페성과 탈음폐성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일상을 들여다보면 대단하진 않지만 우리에게 철학을 제공한다.


사물 속에 숨겨진 비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았던 것.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